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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뉴스 실용무용과 박지선 교수님, 전통춤이음새 '모전여전(母傳女傳)'공연
2016-06-30 09:05:32
관리자 <> 조회수 1205

 기사본문:http://m.g-enews.com/ko-kr/view.php?ud=201606261101244061667_1#_adtep

 

최근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국악당에서 한국전통춤협회, 국악방송, (사)한국무용협회가 후원하고 '김은희전통무용단'과 '임현선무용단'이 주최•주관하는 '모전여전(母傳女傳)'이 공연됐다. 어머니가 딸에게 전해주는 소중한 춤, 사제간이 되는 김은희·노한나 모녀와 임현선·박지선 모녀의 춤판 '김은희‧임현선의 전통춤이음새'는 의미있는 춤판으로써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들뜸을 가라앉히고 '나의 시작 속에 끝이 있음'에서 시작된 춤은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임을 고(告)하고 종료된다. 춤의 말씀을 풀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어루만진 춤은 상징, 제의, 원형의 춤 생태학의 근원을 찾아간다. 향유, 고행, 수련에 얽힌 고뇌의 숲에서 생성에 따른 희생, 압박하는 현실을 이겨낸 춤은 스며드는 이슬의 추위를 견뎌낸 야생화의 강한 모습이었다. 
 
 인성을 바탕으로 한 예의와 규율, 지엄한 전승의 법도를 뛰어넘는 핏줄은 자연스레 춤의 유전자로 형성되고, 분신들의 역무에 자신들이 걸어 온 길에 대한 회한을 씻어 내는 춤판은 모두를 숙연하게 만든다. 이 도전적 춤판은 춤에 관한 가벼운 에세이로 읽어도 좋고, 춤의 영역, 춤 연희 방법론에 관한 원리, 신구세대간의 기교적 비교를 하여도 좋다. 
 
 
운초(運招) 김은희와 아당(婀堂) 임현선의 대표작을 자신들의 딸과 추는 행위는 웬만한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비법이나 비기의 전수, 자신만의 방법론을 자식에게 전승하는 행위는 수용자의 순응적 태도와 흥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전통 춤사위의 멋과 흥에 실린 모태적 교육과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술가 집안의 교육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김은희에 대한 인상은 전통 계승의 엄숙한 사명을 고수해야 한다는 수계무사(守戒舞師)로서의 느낌이 강하였고, 임현선에 대한 인상은 조신한 안방 규수의 기품을 떠올리게 한다. 꿈틀거리는 열정의 딸들, 김은희의 딸 노한나는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였고, 임현선의 딸 박지선은 호기심 많은 아씨의 '바깥 엿보기' 같은 상큼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유인상 포함 일곱 악사가 연주한 춤판은 안정된 분위기와 춤을 살아있게 만들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으며, 전통 춤을 잘 아는 조명감독의 도움으로 중견 춤꾼 김은희와 임현선의 젊은 날의 모습과 미래의 춤꾼 노한나, 박지선의 행보를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공연은 꾸밈없이 진정성을 살리면서도 상류층과 서민들의 춤을 분류해내고, 춤의 심도를 유추하게 만들었다. 
 
통속을 벗어난 예인의 길은 고독과 역경을 수반한다. 춤추는 순간, 느낄 수 있는 희열과 행복이 청춘을 보상할 수도 없고 춤길에서는 냉혹한 승자만 남을 뿐이다. 아픔을 정제하고, 자신을 숙성시킨 자 만이 예인이 되었다. 그렇게 엄마가 되었고, 딸들은 '엄마'를 배웠다. 사연이 있는 춤, 딸들의 춤에 실핏줄이 돌게 한 춤은 서로에게 위안과 용기가 되는 춤판이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승무』와 『태평무』, 대표 궁중정재 『춘앵전』, 흥겨운 타악의 『소고춤』, 단아한 기품의 『산조춤』 등 전통춤의 핵심으로 구성된 춤판은 예술적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우리 춤의 대중친화적 요소를 최대한으로 끌어낸 공연이었다. 철학의 상위, 성찰과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 춤은 깊은 사색의 대문을 열고 흥신을 이끌어 내었다. 
 
 
춤의 내용은 익히 잘 알려져 있고, 춤사위와 발 디딤새도 노출되어 있는 상황, 관객들도 전문가 이상의 관심을 보인 춤은 임현선의 『춘앵전』, 김은희의 『전통굿거리춤』, 임현선‧박지선의 『태평무』, 노한나의 『소고춤』, 박지선의 『산조춤』, 김은희‧노한나의 『승무』순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적절한 춤의 균제는 잔잔하게 뿌린 무향(舞香)의 자극으로 여운을 남겼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은 가족과 춤이 동인(動因)이 된 제목이다. 많은 춤의 숲에서 전통숲을 차지한 김은희, 임현선 두 무사는 자신들의 정신과 기량을 대표하는 전사(戰士)들을 공식적으로 출정시켰다. 스토리가 있는 두 가계의 춤 이야기는 앞으로도 장안에 회자될 것 같다. 여름의 미토스로 꾸민 공연이 지속의 리듬으로 겁 없이 탄력을 받아 담론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었다.
 
 
 
□박지선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무용학 박사
씨티칼리지 교수
임학선댄스위 정단원
(사)한국춤협회 이사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자
성균관대학교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원
고양예술고등학교 강사
2014 두리춤터 차세대 안무가페스티벌 ‘작품대상’ 수상
2014 (사)무용문화포럼 선정 두리춤터 예술상 수상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